여성주의기록활동가 배정애

젠더의식을 통해 일상을 이야기하고 글쓰기

  • TAG #혁신 #문화 #젠더
  • 모임일시
    2022-03-26 오후 05:00
  • 모임플랫폼

● 어떤 내용으로 이야기모임 진행하시나요?


일상 속에서 흔히 겪을 수 있지만, 의식하거나 언어화하기 힘든 젠더 불평등 이슈(연애, 장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그 이야기가 하나의 글쓰기 활동으로 구체화되도록 함.


- 불편함을 이야기하면 "넌 왜 이렇게 예민해?"라는 비아냥이 되돌아오기도 합니다. 그럴때면 혼자 삭히거나, 프로불편러가 되거나 두 가지 방법을 주로 선택합니다.

이야기하고 그것을 글쓰기나 표현작업을 통해 자기객관화하는 작업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사회와 개인을 연결하기도 하고, 때로는 문제를 해결할 대안 마련의 물꼬를 열어주기도 합니다.


- 평범한 여성들의 불편한 이슈에 대한 우선 말하기 - 각자의 위치와 맥락에서 공유하기 - 하나의 글쓰기 혹은 다른 표현방식 등 구체화의 방법 논의하기까지의 과정을 이 이야기 모임을 통해 개진해나가고자 합니다.


- 흩어지는 이야기가 하나의 표현덩어리가 되어, 그 장소, 그 시간에 있지않은 많은 문제의 당사자들에게 전달하고 불평등 해결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려는 의도입니다.


- 이야기모임의 대장이 불평등 이슈(3가지 정도)를 발제하면, 모임에 참여한 사람들이 함께 이야기하고 자유롭게 토론하고 그 날 나온 이야기를 짧은 에세이로 완성하는 방식



모임결과
● [모임 구성원] 누가 참여했나요?
총 3명 : 이야기대장(배정애), 정효진, 홍자영

● [문제 인식] 어떤 문제가 있나요?
-젠더의식이라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소재나 주제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더 확장하고 더 깊이 보게 하는 지표가 된다. 그렇기에 우리는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나'의 이야기를 해도 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어머니의 삶이 달라보이고, 그것을 다시 되돌아보거나 이야기하고 기록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어머니는 오랜동안 가계부를 써오셨는데, 그 속에 많은 사실과 생각과 느낌이 공존할 것 같다.
-40이란 나이는 신체적 변화와 더불어 주위의 많은 것들의 나이듦을 마주하게 되고, 이별을 준비해야하기도 한다. 어느날 반려동물인 강아지에게 흰수염을 반겨했는데 슬픔에 빠졌다. 이 아이도 늙어가는구나 싶기도 하다. 또, 힘들기만 했던 어머니에 대한 내 관점도 달라지고 있는 것을 느낀다.
-어느날 문득 가방을 정리하다가 20년된 가방과 25년된 가방을 보게 됐다. 엄마가 내게 주신 가방이었다. 물론 다른 사람의 가치로 '명품'이 아닐지라도 내게는 너무나 아름답고 가치로운 물건 그 이상의 것이다. 가방을 꺼내는 순간, 엄마와 내 삶을 연결하게 하고, 지금과 과거를 연결하게도 했다.
사실 가방이란 그렇다. 흔히 여성들에게 멍에로 씌워지는 "명품백", "된장" 같은 프레임에 나는 다른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여자들의 가방 이야기 같은 것 말이다.


● [해결 방향] 어떤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나요?
-늘 말로만 허던 이야기들은 '뒷담화' 내지는 '한풀이'로만 끝났다. 제대로 이야기를 나누고 그 이야기들의 가치가 글이라는 매개를 통해 재의미화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보던 그렇지 않던 그건 개인의 성과 그 이상의 작업물이 될 것이다.
-공모전이 아니라 우리가 이야기 나누고, 글로 만드는 과정과 그 결과에 대한 지원책이 더 있으면 좋겠다.
-우리라도 끊임없이 이야기 나누고, 글을 쓰는 작은 공간을 밴드 등에 만들어 계속 공유하고 피드백하면 좋겠다.

● [제안 정책] 행정, 공공기관은 무엇을 하면 될까요?
-사실 여가부도 없애자고 하는 마당에 행정과 공공기관이 어디까지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여성, 비전문가인 우리들이 모여 하나의 주제를 정하고 공부하고, 난상으로 이야기하는 장소가 필요하다. 그런 공간을 대여하려면 주민센터는 주민이어야하고, 또 어디는 청년이어야 하고, 제한이 많다. 이야기를 나누고 그것이 후에 어떤 결과나 정책의 제언으로까지 연결되는데 나이나, 거주지가 뭐가 중요한가 싶다. 지자체 차원에서 시민 모두를 위한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그에 이어, 시민들의 실제적 작업, 그것이 예술로 이어지건, 하나의 또 다른 사회적 프로젝트로 이어지건 재정적 지원과 네트워크 지원이 필요하다.

● [기대 효과] 문제 해결하면 어떤 변화 생길까요?
-젠더 의식을 가지고 이런 이야기를 나눈다면, 남성은 잘 안온다. 물론. 어쩌다 한 두 명씩 오겠지만, 한 명은 솔직히 비난이나 염탐을 목적으로 올 가능성이 크다. 선거에서 가장 쟁정적인 이슈 역시도 젠더 갈등이기도 했다. 나중에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들여 갈등을 해결한다면 더 많은 에너지와 힘과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국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범위도 제한적이다. 이건 시민들이 아주 낮은 차원에서 해야 한다. 평소에 이러한 이야기를 나누는 이야기 테이블이 많아지고, 그것이 일상화된다면 우리는 그것을 더이상 무시무시한 갈등으로 취급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 [멤버들의 한 줄 소감, 상상] 이야기 속 새로운 상상은?
-배정애 "나의 가방에는 엄마의 젊은 시절이 담겨있다. 오늘 이 이야기를 하는 자리가 내게는 너무 소중했고, 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듣고 싶다."
-정효진 "우리 강아지의 흰수염을 통해 엄마를 보게 됐고, 나의 나이듦을 보게 됐다. 슬프고 아름다운 날들이다."
-홍자영 "엄마는 내 나이때 어땠을까? 궁금해졌던 상상을 나눔으로써 이야기가 빛을 보게 될 것 같아 즐거운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