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디자인연구소 이창우

시정홍보시스템 개혁

  • TAG #민주주의 #공공성 #참여 #공동체 #다양성 #지역발전
  • 모임일시
    2021-03-25 오전 07:00
  • 모임플랫폼
    zoom화상

멤버: 소통과디자인연구소 회원들을 중심으로 모집

이야기 내용: 최근까지 추진된 가덕신공항 건설 캠페인이 부산 전역을 도배하다시피 했다. 부산시를 비롯해 공공기관, 지방공기업이 대규모 물량을 투입해 거리 펼침막에서부터 지하철 광고판, 버스 승강장 광고판 등을 채우다시피 했고, 방송광고 등에도 상당한 물량을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캠페인은 가덕신공항에 대해 부정적인 시민들의 입을 틀어막는 결과를 가져와 개발연합의 여론몰이 수단이 되었다. 이런 시정홍보는 시민의 혈세를 시정부가 자의적으로 지출한다는 문제점 외에도 민주주의적 공론장을 훼손한다는 점에서 시민적 거버넌스를 거쳐 조정될 필요가 있다. 시정홍보 시스템 개혁을 위한 모디회담에서는 가덕신공항 건설 캠페인의 문제점들을 살피고, 그에 투입된 예산에 대한 정보공개를 시정부 만이 아니라 공공기관과 공기업에 요구해 그 실태를 다른 공익적 사업에 대한 시정홍보와 비교하고, 시정홍보의 프로세스에서 민주적 거버넌스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살펴보는 작업이 될 것이다. 조금 더 문제의식을 확장한다면 예를 들어 차별과 혐오를 넘어 인권도시 부산, 안전하고 평화로운 부산을 만들자는 공익적 홍보기획을 할 수도 있을텐데 이런 제안은 어떤 통로를 통해 실행될 수 있는가? 등을 살펴본다.

회담 방법: 위 주제에 대해 이미 문제의식을 가진 회원들이 분담해서 이미 진행된 시정홍보 실태, 시정홍보 매뉴얼 등을 대략 검토하고, 줌 화상을 이용한 모디회담으로 가덕신공항 홍보 캠페인의 순기능, 역기능을 전체적으로 훑어 시정홍보가 민주적 거버넌스의 기초 위에서 진행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본다.

모임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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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임구성원 명단
총 3명: 이창우, 현정길, 강용준

● 문제 인식
- 최근까지 추진된 가덕신공항 건설 캠페인을 통해 부산시 시정홍보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 부산 전역을 도배하다시피한 가덕신공항 유치 홍보전은 이에 대해 부정적인 시민들의 입을 틀어막는 결과를 가져와 개발연합의 여론몰이 수단이 되었다.
- 즉, 이런 시정홍보는 시민의 혈세를 시정부가 자의적으로 지출한다는 것 외에도 민주주의적 공론장을 훼손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 이에 가덕신공항 유치 시정 홍보의 문제점들을 살피고, 시정홍보의 프로세스에서 민주적 거버넌스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살펴본다

● 해결방향
- 부산시의 행정과 그에 대한 홍보가 부산시민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곳에 고루 쓰여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원칙 확립.
- 민주적 공론장의 다원적 생태계를 위협하지 않도록 시정홍보의 일방향성 지양
- 토건개발과 같은 발전주의, 개발주의 시대의 여론동원식 시정홍보 배제, 인권과 평화, 안전, 평등한 존엄 등의 민주적 시민성을 강화하는 가치 지향적 시정홍보에 주안점
- 행정관료의 치적 홍보에 공적 예산 지출 금지

● 제안하고 싶은 정책
- 시정홍보 예산 항목별 공개
- 시정홍보의 민주성, 쌍방향성 확보를 위한 시정 홍보 매뉴얼 확립

● 멤버들의 한 줄 소감
(이창우: 멤버들의 수준 높은 토론에 깜놀 ^^/ 현정길: 앞으로 갈 길이 구만리/ 강용준: 세스코만큼 하기 ^^)

[별첨: 모디 회담록]
시정홍보 혁신 방안을 고민하는 모디회담
일 시: 2021. 3. 25. 16:00~17:20
회 담 방 식: 줌 화상 토론
이야기 대장: 이창우
참 석 자: 현정길, 강용준


이창우: 이번 모디 회담에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우선 간략히 회담 취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최근까지 추진된 가덕신공항 건설 캠페인이 부산 전역을 도배하다시피 했습니다. 부산시를 비롯해 공공기관, 지방공기업이 대규모 물량을 투입해 거리 펼침막에서부터 지하철 광고판, 버스 승강장 광고판 등을 채우다시피 했고, 방송광고 등에도 상당한 물량을 투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캠페인은 가덕신공항에 대해 부정적인 시민들의 입을 틀어막는 결과를 가져와 개발연합의 여론몰이 수단이 되었습니다. 이런 시정홍보는 시민의 혈세를 시정부가 자의적으로 지출한다는 것 외에도 민주주의적 공론장을 훼손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시정홍보 시스템 개혁을 위한 모디회담에서는 가덕신공항 건설 캠페인의 문제점들을 살피고, 시정홍보의 프로세스에서 민주적 거버넌스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살펴보는 작업이 되었으면 합니다.

부산시의 가덕신공항 유치를 위한 시정 홍보 실태 검토

이창우: 먼저 부산시의 가덕신공항 유치를 위한 시정 홍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간략히 살펴보았으면 합니다.

현정길: 부산시정 백서를 보면 부산시는 가덕신공항 건설 여론 형성을 위해 다양한 홍보매체와 수단을 활용하여 홍보를 추진했습니다. 홍보책자 배부, 홍보영상물 제작, 방송 등 언론 홍보, 시 홈페이지와 SNS를 통한 온라인 홍보, 시내버스 버스정류소, 시청 전광판, 관용차량, 버스 내부 등에 홍보 배너를 게시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신공항 유치기원 슬로우 워킹 페스티벌, 시민음악회, 부울경 800만 시도민 총궐기 대회(3천명 참가) 등 대규모 시민 대상 행사를 개최했으며, 유튜브 등 새로운 매체를 이용한 홍보활동을 통해 기존의 홍보대상과 범위를 크게 넓혔습니다.

이창우: 부산시는 시민사회도 적극 동원한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현정길: 그렇습니다. 2012년 10월 김해공항 가덕 이전 사업을 위해 300여개의 경제계, 학계, 종교계, 언론계, 시민단체 등이 참여해 창립한 범시민협의체 (사)김해공항가덕이전시민추진단이 오거돈 시장 재임 기간 중인 2019년 4월 (사)동남권관문공항추진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하고 조직을 확대 개편해 가덕신공항 건설을 위한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이들은 지역 여론 공감대 형성사업으로 기자회견, 전문가 초청 시민토론회, 여론조사 실시, 지역 방송매체를 통한 캠페인 시행 등 전방위적인 활동을 펼쳤지요. 부산지역 뿐만 아니라 전국단위 인쇄 매체, 온라인 배너 등에 광고 홍보를 해 나갔습니다.

야단법석 일방통행식 홍보의 홍수

이창우: 그렇군요. 부산시가 주도하고 부산시가 동원한 시민사회도 전방위적으로 가덕신공항 유치 홍보전을 펼쳤는데 말 그대로 홍보의 홍수 속에서 각자의 느낌은 어땠는지요?

강용준: 한마디로 말하라면 야단법썩 일방통행 홍보였다고 봅니다. 반대편의 이야기는 완전히 묵살하고 듣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신공항 예정지인 가덕도 주민들은 자신의 삶터에서 쫓겨나야 하는 일방적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는데 그에 대해 어떤 해명도 없었지요.

현정길: 저도 거리를 도배하다시피 한 홍보물을 보면서 불편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어요. 이미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이 난 걸 다시 번복해 가덕신공항만이 유일한 대안인 것처럼 선전을 하는데 이해가 잘 되지 않았지요. 예전부터 가덕이 입지적으로는 문제가 많아서 밀양 보다 더 낮은, 제일 낮은 점수를 받은 것에 대해서도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면서 가덕을 반대하면 마치 부산지역 발전에 관심이 없는 사람 취급을 한다는 말이죠. 이런 법이 어디 있어요? 지역균형발전이 가덕 공항 아니면 안된다는 논리가 말이 됩니까?

강용준: 정보를 수용하는 입장에서도 그래요. 예전에 세스코라는 해충을 잡아주는 회사가 고객들의 질문에 센스 넘치고 균형잡힌 답변을 달아 회사 이미지가 무척 좋아진 사례와 비교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이런 거죠.
질문: 해충보다 못한 정치인에게는 어떤 살충제를 써야 하나요? 꼭 답변해주세요.
답변: 어떤 해충인지 구별이 안가므로 혹시 주변에 있으면 샘플을 보내주세요. 전자현미경 관찰 후 해결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그 회사는 고객의 말도 안되는 질문조차 이렇게 답변을 해주는 이른바 ‘쌍방향 소통’을 한 것이지요. 그런데 부산시의 홍보는 완전히 일방통행식이었지요. 도대체 들으려는 귀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야단법석’인데 그냥 ‘일방통행’이었다는 거지요.

홍보 예산 집행도 문제

이창우: 일방통행식 홍보에 엄청난 홍보예산이 쓰여졌을 것 같아요. 자치단체가 시민들에게 정책 홍보를 하는 것은 ‘정책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정당한 행위죠. 그런데 이런 신공항과 같은 토건 사업의 방향을 두고 ‘시민을 동원’하는 여론 조성 행위에 홍보 예산을 투입하는 게 정당화될 수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강용준: 지난 2019년에는 에너지정의행동이 부산시 광고홍보비 단가 정보공개를 청구해 받아낸 자료가 있는데 간략히 내용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우선 광고홍보비 현황을 보면 2018년도에 292건으로 2,522,425,000원, 2019년에 209건으로 2,849,726,000원을 집행했습니다. 2018년에는 2030부산EXPO와 관련한 광고가 94건으로 가장 많았고 2019년에는 동남권관문공항과 관련한 광고가 113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부산시의 광고홍보비 현황을 보면 한 사업에 몰려서 집행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에너지정의행동의 논평을 보면 “부산시의 행정과 그에 대한 홍보가 부산시민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곳에 고루 쓰여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시가 추진하는 정책과 사업은 시민들을 위한 것이어야 하고, 그 내용이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져야 합니다"라고 합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 아닐까요?
2020년 부산시홍보비 자료를 구하지 못했지만 이번 가덕신공항 홍보에 쏟아진 물량만 봐도 2019년 예산을 훨씬 넘어섰을 것으로 보이는데, 부산시 뿐만 아니라 구군, 지방공기업으로까지 가덕신공항 캠페인이 확대되어 진행된 것이 아닌지 의문스럽습니다. 만약 가덕신공항 사업이 이명박정권의 4대강처럼 문제가 많은 사업이고 애물단지가 되어버린다면 과연 그 책임은 어떻게 질까요?

현정길: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책임 지는 걸 한 번이라도 본 적 있습니까? 이번 가덕신공항특별법이 통과되기 직전에 가덕신공항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한 보고서를 작성한 국토부 공무원들의 말이 인상적입니다. ‘예비타당성조사’까지 면제해주며 28조짜리 대형 국책사업을 추진하자는 계획이 문제투성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책임’을 나중에 추궁받을까봐 겁이 났다는 거죠. 그러거나 말거나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서둘러 특별법을 처리했는데 그들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아니 그 정치인들은 토목건설 사업을 통해 배를 불리는 토건자본으로부터 총애를 받을 겁니다. 당연히 정치자금을 수혈을 비롯해서 토건개발 이익의 카르텔을 형성하겠죠. 마찬가지로 지역 언론사도 이런 토건자본으로부터 광고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가덕신공항 유치 캠페인에 나섰습니다. 부산의 운명이 마치 가덕신공항 하나에 달려있다는 듯이 말이죠. 가덕신공항에 비판적인 목소리는 철저히 배제했는데 최소한의 균형 조차 포기한 이들이 언론 맞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국가의 재원은 한정되어 있는데 신공항에 수십조원을 때려 부으면 그린뉴딜이나 코로나 양극화를 치유하기 위한 복지예산 같은 곳에 갈 돈이 없어집니다. 그들의 주장처럼 부산지역 발전을 위해 가덕신공항에 천문학적인 국가 예산을 배정했으니 다른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부산에 더 내려줄 돈이 없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공항 이용은 꿈도 못꾸는 부산지역 서민들이 과연 이런 식의 재정 배분을 환영할 이유가 있을까요?

이창우: 그렇군요. 시민의 혈세를 들여서 시민들의 여론을 조작하고, 그 결과 토건자본의 배만 불리고, 그린뉴딜이 절실한 시대의 재정 배분을 왜곡하는 것이라면 문제가 심각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가덕신공항을 적극추진하겠다고 한 것은 오거돈 전 시장의 공약이지 않았습니까? 집권자가 자기 공약 이행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책임정치’라고 이해하는 게 타당하지 않을까요?

현정길: 공약이라며 주도한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다분히 정치논리로 움직였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결국 이번 시장보궐선거를 앞두고 집권당이 무리하게 추진한 것이죠.

강용준: 민주주의 정치에서 집권세력은 국민주권의 일정 몫을 위임받아 행사합니다. 그러나 위임의 한계를 고려해야 하고 시민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그 디테일을 보정해 나가야 합니다. 민주당을 지지한 시민들은 오거돈시장의 가덕신공항 공약을 지지해서 그를 당선시켰다기 보다는 그간 연속 집권을 해왔던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지방정권을 심판해 교체하자는 열기가 더 강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구 지방정권이 지역 토호세력과 개발연합 세력들을 등에 업고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은 나몰라라 해왔다고 한다면 촛불개혁 연장선에서 시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더 관심을 갖는 지방정부를 원했다고 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2018년 지방선거라는 게 김해공항이냐? 가덕공항이냐? 어떤 개발세력을 뽑을 것인가를 다투는 협소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게 말이 안되잖습니까? 2018년 시장선거 당시에도 가덕신공항 이슈는 오거돈후보가 돌출적으로 던진 이슈였습니다. 기존 서병수시장이 가덕신공항에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걸 것처럼 했다가 책임도 지지 않고 슬그머니 접은 것을 부각시키려고 정치공세 차원에서 선거 이슈로 제기한 것이지요. 이런 무책임한 선동정치가 정치 과정 전체를 왜곡시킵니다. 진짜 ‘책임정치’는 증발하고 성추문만 남은 거죠. 어쨌든 지역 개발공약은 선거 때마다 힘센 사람들과 언론을 움직이는 단골 소재여서 지역 시민들의 실질적인 삶의 문제와 무관하게 매표 논리로 동원되었다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기득권 정치가 여전히 발전주의, 개발주의 시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지요.


공론장 왜곡

이창우: 그렇군요. 가덕신공항 추진을 오거돈시장의 ‘공약 이행을 위한 책임정치’라고 보기엔 상당히 허술한 구석이 많은 것 같습니다. 오히려 시민적 거버넌스를 활성화해서 이 지리한 논의를 종결하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 보니 가덕신공항 건설을 보궐선거의 정치논리로 일방적으로 동원하며 시민의 공론장을 왜곡한 것이 더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현정길: 그렇죠. 부산시민들 중에도 꽤나 많은 반대자들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온 동네를 떡칠한 가덕신공항 홍보 캠페인에 질려서 반대자들은 아예 입을 닫고 말았습니다. 가덕 공항을 반대하면 부산의 미래를 망치는 사람, 지역 균형발전 철학이 없는 사람, 마치 수도권 일극주의에 부역하는 부역자 정도로 욕을 먹으니 뭐라고 하겠습니까? 입을 닫았다기 보다 여론 독재가 입을 틀어막은 거죠.

이창우: ‘여론 독재’ 수준까지 그렇게 반대의견을 공개적으로 표명하기 어려웠다면 그것이 가진 문제는 무엇인지? 부산시의 책임은 또 무엇인지 등을 짚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강용준: 이미 얘기한 것처럼 다분히 선거 정치의 논리로 움직였습니다. 결국 보궐선거를 앞두고 집권여당이 무리하게 추진했는데 가덕신공항에 대해 비판적 입장은 ‘적대적’으로 대하게 됩니다. 현 집권세력의 성과와 미담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딴지를 거는 게 곱지 않게 보이는 것이지요. 여기에 토건 개발연합세력과 더불어 지역언론들도 말의 길을 열어주는 언론이라기 보다 ‘야단법석 일방통행’의 나팔수 역할을 했습니다. 다양한 견해를 소개하면서 균형잡힌 언론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명은 짐짓 접어두었지요. 한쪽으로 편향된 공론장은 말 그대로 ‘여론 독재’와 다르지 않습니다.

이창우: ‘여론독재’라면 합리적인 토론의 가능성을 봉쇄하는 공론장의 경직성을 말하는 것일텐데 쌍방향의 소통은 고사하고 견해의 다양성 조차 추방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현정길: 모든 것을 선거 정치 논리로만 본다면 우리같이 양당제 정치 하에서는 다양성이라는 건 존재할 수 없지요. 오직 아군과 적군으로만 나뉘어 소모적인 정쟁을 시민들 수준에서까지 복제하는 것이지요. 동남권 신공항 사업을 다층적으로 검토해보자는 여러 논리 중에서 항공물류를 과대 추정한 것은 아닌지? 감염병 팬데믹으로 위축되고 향후 기후위기 시대에 대응하는 차원에서도 반드시 거쳐야 할 항공산업의 적정규모를 재평가하는 문제가 충분히 토론되었는지도 의문입니다.

이창우: 그러게 말입니다. 신공항을 통해 부가적으로 논의되는 항공산업 문제도 있을텐데, 경남 사천의 항공우주산업국가단지를 내버려두고 부산을 중심으로 항공산업 발전을 논하는 것도 지역균형발전으로 미화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부산시의 가덕신공항 시정홍보는 분명 여러차원에서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군요. 시민의 혈세를 자의적으로 쓴다는 것도 문제지만 민주적 공론장을 경직시키고 왜곡한다는 점은 민주주의 시정부가 경계해야할 더 큰 문제가 틀림 없군요.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결: 시정홍보 개혁을 위해

강용준: 정책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시정홍보를 하는 것 자체를 반대할 수는 없습니다. 문제는 그것이 민주적인 거버넌스를 형성하는데 도움이 되느냐 하는 것이지요. 앞서도 언급했지만 기본은 ‘쌍방향’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시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현정길: 신공항 홍보 예산을 2018년 9억에서 2019년 19억으로 두 배 이상 썼어요. 부산시 공무원들이 영혼을 갖고 한 일인지, 영혼 없이 한 일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폭주를 감시하고 평가하는 시스템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창우: 시정홍보는 부산시가 내세운 시민헌장의 정신에 따라 ‘안전사회, 정의사회, 생태사회, 문화사회, 이웃과 화합하는 공동체’라는 다섯 개의 가치를 선양하는 방향으로 균형있게 추진되는 것도 좋겠고, 내 생각으로는 신공항 여론 동원 같은 것 보다 ‘노동존중’과 ‘청년에게 기회’, ‘젠더 평등’, ‘기후 위기’와 같이 시민들의 민주적 시민성을 드높이는 방향의 시정홍보가 오히려 더 강조되어야 할 포인트라는 생각입니다.

장시간 토론해 주신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이번 토론을 통해 시정홍보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민주적 지방정부라면 당연히 시민들의 목소리에 먼저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경청하는 자세가 기본일 때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주인의식도 높아지고, 역동적 참여도 강해질 것입니다.
반대의견을 비롯한 다양한 여론 생태계가 살아있는 공론장이 훨씬 건강한 공론장이라고 할 때 부산시의 시정홍보는 공론장의 건강성을 훼손하는 일방통행식, 여론동원식 시정홍보를 자제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적신호가 켜질 경우 시민사회의 협치 구조가 즉시 옐로우카드를 들고 조정에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런 민주적 거버넌스를 부산시정부가 스스로 나서서 형성하지 않는다면 시민사회가 나서야 합니다. 그럼 여기서 토론을 모두 마치겠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