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래서 영상예술가 손민정

'국제영화도시 부산'에 대한 진단과 영상예술가들의 대응방안

  • TAG #문화 #다양성 #지역발전
  • 모임일시
    2021-04-01 오후 06:30
  • 모임장소
    수영 베러먼데이 카페

부산에서 활동하는 영상예술가들이 모여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한 '국제영화도시 부산' 정책에 대한 현황을 진단하고, 문제점에 대한 대응방안을 토론해보겠습니다.
그리고 부산의 영상예술가들이 겪는 고충을 공유하고 정책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을 논의해보겠습니다.

모임결과
● 모임구성원 명단
총 4명 - 손민정, 김진우, 현성용, 이광혁

● 문제 인식
[영화의 도시 부산을 떠나는 영화과 학생들]
모임 구성원 중 두 명은 부산 소재의 영화 학과 출신입니다.
학부 시절 창작욕을 불태우며 '내가 찍고 싶은 영화' 를 찍었었으나, 현재 둘 다 그것을 직업까지 가져가지는 못했습니다.
함께 꿈을 키웠던 많은 사람들은 서울로 가거나, 부산에 있더라도 영진위, 영상위 등 공공기관에 들어가는것이 목표가 되었습니다.
부산에 영상 관련 행정 기관도 많고, 많은 자본을 들여 국제 영화제도 유치했지만, 실제 영화를 제작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부산에서 생계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들은 서울로 올라갈 수 밖에 없죠.

'국제영화도시'라는 말을 써가며 많은 지원을 펼치고 있기는 한데, 무엇이 문제인 걸까요?


● 해결방향
[단발성 지원사업이 아닌 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성과가 나오는 사업만 만들고, 사업비를 받아 먹기에 급급한 사람들만 있다면 현 상황은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지원 사업은 필요하다. 그렇다면 시장 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 지원사업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1. 기초 예술에 대한 지원을 단단히 해야 한다.

부산에서 독립단편영화를 만들면, 시사회에 오는 사람은 전부 제작자, 지인, 투자자뿐이다.
작품을 만들었지만 이해관계에 있는 사람을 빼고는 향유해 줄 사람들이 없는 것이다.

문화 강국 프랑스에서 칸 같은 성공적인 영화제가 있는 것은 기초 예술에 대한 지원이 단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 관객이 생기고, 좋은 감독이 생기고, 좋은 씬이 생기는 것이다.

물론 상업적인것을 배척해야한다는 뜻이 아니다. 결국 한 장르가 성공하여 잘 팔리는 대중문화가 되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해당 분야 내에서의 빈부격차를 낮추고 더 나아가 국가적으로도 내세울 만한 문화가 되려면 기초산업이 탄탄해야 한다.
브라질이 축구를 잘 하는 이유는 국민 모두가 축구를 하기 때문이다.
영국의 인디 음악이 성장한 이유도 홈레코딩이 대중적인 문화로 자리했기때문이다.

산업적으로 봤을때 유명한 영화감독의 작품이나 상업성 있는 블록버스터 영화에 대해 지원해주는게 맞겠지만,
현재 지원사업 구조의 비율은 너무 그 쪽으로 치우쳐 있다.
독립영화나 독립영화관 같이 영화생태계에 꼭 필요한 자원들이 사라지고 있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기초예술에 대한 지원을 더 강화해라.

2. 영화창작자들이 특권의식을 내려놔야한다.

영화는 유독 진입장벽이 높은 것 같다.
영화과를 나와 영화를 몇 편 찍어본 사람들조차 '나 영화감독이야' 라는 말을 좀처럼 하지 않는다.
시나리오 쓰는 법을 알아야 할 것 같고, 구조적 장치도 알아야 하고, 고가의 장비들과 많은 인력을 동원해야 비로소 영화라고 칭할 수 있을 것 같다.
음악으로 치면 클래식과 같은 위치인 것이다.
왠지 클래식 한다 하면 오, 음악 정말 제대로 하는 사람이군. 이라는 생각

부산 인디 음악씬은 작은 편이 아니다. 그런데도 대부분 뮤지션들은 본업을 가지고 있다.
전업뮤지션이 거의 없는 것은 자연스러운 상황이다.
그러나 영화는 그렇지 않다. 나 영화감독이야 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전업이고,
몇년이고 시나리오 한 편에 매진하여 한번 대박을 터트린다는 인식 속에 있다.
안된다 하더라도, 단지 한량 백수가 아닌 고상한 영화감독이라는 타이틀이 있는 것이다.
영화는 이렇게 '아무나 할 수 없는것'이라는 특권을 갖게 되었다.

요즘 세상 사람들 전부 휴대폰에 질 좋은 카메라를 가지고 있다.
자신이 특별하게 생각하는 순간들을 매일같이 찍어대면서 정작 그 누구도 나는 영화감독이다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영화에 대해 토론할라면 많은 사람들이 나 영화 모른다고 한다.
우리는 사실 영화를 잘 안다. 넷플릭스나 데이트코스로 자리잡은 영화관에서 얼마나 많은 영화를 보았는가?
실제로도 한국은 영화를 1년에 가장 많이 보는 나라다.
영화를 잘 모른다는 말은, 영화는 고귀하고 함부로 할 수 없는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 제안하고 싶은 정책

1. 독립영화관 신설
- 국도극장이 문을 닫은 이후, 부산에서 독립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극장은 아예 없어졌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 독립영화관이 있어야 더 많은, 더 좋은 독립영화가 생겨날 수 있다.
- 독립영화관 2-3개 운영할 예산 정도는 지금의 영화지원사업을 봤을 때 그리 힘들지 않다.

2. 부산국제영화제 - 부산영화/부산독립영화관 개설
- 부산시민들의 세금으로 만들어지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실제로 오르는 부산영화가 몇개나 되겠나.
- 쿼터제까진 힘들더라도 하나의 영화관 정도에서는 부산영화나 부산독립영화를 상영하게 하자.
- 예전에 잠깐 있었던 적이 있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문제

3. 영화관련 지원사업 제도 개선
- 상업적이고 흥행 가능성 있는 작품 위주에 대한 지원을 줄이고, 독립영화/영화기초산업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
- 일반인 영화감독 만들기 / 마을영화 만들기 등 공공예술적 접근과 그에 따른 기획사업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한다.


● 멤버들의 한 줄 소감
김진우 - 영화제작 지원사업에 떨어지고, 정책 방향 때문에 내가 불리해졌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지원사업이 아니면 안된다는 점이었네요. 저부터 자생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현성용 - 회의를 시작하기 전 '저는 영화를 잘 모르는 사람이다.'라고 했었는데, 사실 저는 영화를 참 많이 봐 왔고, 잘 알고 있었네요. 정작 음악을 할 때는 일단 해 보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하고 몇달 만에 나 음악하는 사람이야 라고 말했으면서 말입니다.
까짓거, 영화 한편 찍고 영화감독 해 보겠습니다!

손민정 -
예전에 공공기관에서 지원사업을일을 진행하면서, 일단 성과가 나와야 하니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장르를 선호했었습니다. 상업적으로 성공을 해야 자생적인 씬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었죠. 하지만 기초산업이 탄탄해야 하는 이유를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

이광혁
- 부산에서 활동하는 인디뮤지션으로서, 인디 시장의 현실과 영화 시장의 현실이 비슷하다는 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부산에 훌륭한 인재들이 이 시장 속에서 성장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